돈을 모으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온 습관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실천해 왔고, 나에게 가장 큰 효과를 준 습관이 있다.
바로 ‘통장 쪼개기’다.
저축 관련 책들을 보다 보면 하나같이 강조하는 말이 있다.
“돈을 모으고 싶다면 통장 쪼개기는 필수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말에 깊이 공감하며, 이 습관을 지금까지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실천해 온 통장 쪼개기 방법을 자산 단계별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자산이 0원이던 시절부터 지금 1억을 바라보는 시점까지, 어떻게 통장을 나눴고, 왜 그렇게 구성했는지 자세히 기록해보려 한다.
📌 통장 쪼개기를 하기 전
입사 초반, 내 명의로 된 통장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 통장은 월급통장이자 소비통장이었고, 모든 돈이 그 한 계좌를 통해 들어오고 나갔다. 문제는 돈이 어디로 어떻게 새는지 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통장은 그대로였지만, 돈은 어느 순간 사라져 있었다.
그때부터 생각하게 된 것이 바로 ‘목적별로 통장을 나눠보자’는 것이었다.
📌 1단계: 자산 3,000만 원까지, 기본 통장 셋팅법
입출금 계좌는 한 달에 하나씩만 개설이 가능하다. 그리고 통장 개설 시, 한도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제한 해지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초반 세팅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크게 네 가지 입출금 통장을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상금 통장’을 포함시키지만, 나는 당시 갑작스럽게 돈이 필요한 일이 없어서 이 항목은 제외했다. 대신, 남은 잉여금은 파킹통장에 이체하는 식으로 모아두었다.
월급이 들어오면 각 목적에 맞는 통장마다 책정한 금액으로 이체를 세팅해 두었다.
🏦 통장별 사용 방법
✔ 월급 통장 (기업은행)
급여가 들어오는 통장으로, 수입의 출발점이다. 이 통장은 반드시 ‘급여 우대 조건’이 붙은 상품으로 개설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수료 면제, 이자 우대, 자동이체 혜택 등 부가 조건이 일반 계좌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 고정비 통장 (국민은행)
매달 빠져나가는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그리고 적금, 청약 등 고정 저축성 지출이 이 통장을 통해 나간다. 대부분의 공과금과 고정비는 신용카드로 결제해 놓고, 매달 25일 카드대금이 빠져나가도록 설정했다. 적금과 청약도 이 계좌에서 출금되게 해 놓으면 소비통장에서 돈이 나가지 않아 지출 관리에 도움이 된다.
예: 고정비 30만 원, 적금 100만 원, 청약 10만 원 = 총 140만 원 월급통장에서 이체
✔ 변동비 통장 (국민은행)
한 달 생활비나 용돈을 위한 통장이다. 체크카드를 연결해 실생활 지출을 이 통장에서 해결한다. ‘이번 달은 이만큼만 쓴다’는 소비 한도를 설정하는 데 유용하다.
✔ 파킹 통장 (카카오뱅크)
투자보다는 목돈 마련이 목표였던 초기에는 대다수의 저축을 예적금으로 관리하였고, 어정쩡하게 남는 돈들을 카카오뱅크 파킹 통장에 모았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기 때문에 단기 자금 보관용으로 유용했다.
✔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국민은행)
청약통장은 내 집 마련을 꿈꾼다면 반드시 준비해야 할 필수 금융상품이다.
만약 공공분양을 노린다면, 청약 가점 중 '납입 기간'과 '납입 횟수'가 중요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가입하고 꾸준히 납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청약 납입 인정금액 상한이 25만 원으로 상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공공분양 1순위 자격 요건을 빠르게 채우고 싶다면, 월 25만 원 납입을 목표로 세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운 좋게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이라는 청년 우대형 상품에 가입할 수 있었고, 1순위 자격을 갖춘 이후에도 매월 10만 원씩 성실히 납입하고 있다.
지금은 단순한 저축을 넘어서, 내 집 마련이라는 장기 전략의 시작점으로 이 통장을 활용하고 있다.
✔ 청년도약계좌 (국민은행)
5년간 월 70만 원 납입 시 최대 5천만 원까지 모을 수 있는 청년 전용 정책형 저축 상품이다.
나는 이전에 청년희망적금을 만기한 뒤, 자연스럽게 청년도약계좌로 연계했다.
이 상품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고금리 저축 상품으로, 시중은행 예·적금보다 조건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예적금을 위주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청년이라면 반드시 신청해봐야 할 필수 상품 중 하나다.
💰 2단계: 자산 3천만 원 이후, 투자 계좌 도입하기
자산이 3천만 원을 넘기기 시작하면서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이 시기부터는 통장을 좀 더 다양하게 분리해 나갔다.
🏦 통장별 사용 방법
✔ ISA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는 3~5년 정도 기간 유지해야 하는 제약은 있지만,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어 꼭 가입하길 추천한다. 나는 당시 이벤트 혜택이 좋았던 미래에셋증권을 선택했다. 증권사마다 조건이 다르니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 IRP (개인형 퇴직연금)
IRP는 개인형 퇴직연금이다. 나의 경우 노후 준비용으로 장기간 운용 중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크기 때문에 연말정산을 대비하는 데도 유용하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활용도 높은 통장이다.
🧱 3단계: 자산 5천만 원 이후, 더 세분화된 구조
자산이 5천만 원을 넘고, 현재는 1억 원을 바라보며 통장 구조도 더 체계화되었다.
🏦 통장별 사용 방법
✔ 외화 투자 통장 (메리츠증권)
자산의 일부를 달러 기반 자산으로 분산하기 위해 개설한 통장이다.
한국 주식 대비 미국 주식은 세금 구조나 배당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단기 매매보다는 배당주 중심의 장기 투자를 하고 있다.
✔ 금 통장 (미래에셋증권)
자산의 크기가 커가면서 어느 정도의 비상금은 갖고 있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단순히 현금으로 보관하는 것보다는, 헷지(hedge) 자산으로서의 기능을 갖춘 금으로 비상금을 대체하고자 금 통장을 개설했다.
금은 환금성이 뛰어나고, 인플레이션에 강하며,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현재는 전체 자산의 일부를 금으로 보유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분산 역할까지 함께 수행하도록 설계해 운용 중이다.
✔ 코인 투자 통장 (빗썸)
소액의 자산을 고위험 고수익 자산군인 암호화폐에 분산 투자하기 위한 통장이다. 투자 비중은 크지 않지만 미래 가능성과 분산 투자 목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나의 경우 주거래은행이 국민은행이기에 국민은행과 연계된 빗썸을 이용하고 있다.
✍️ 소비 통장도 쪼개보자
기본적인 통장 쪼개기가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소비 통장도 더 세분화해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용돈 통장 하나로 모든 소비를 처리했지만, 그러다 보면 슬그머니 예산을 초과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래서 현재는 ‘식비 전용 통장’과 ‘기타 소비 통장’으로 분리해 사용 중이다.
각 통장에 연결된 카드는 무실적 페이백이 가능한 체크카드로 설정해 두었고,
가능한 한 해당 통장 한도 내에서만 지출이 이뤄지도록 예산을 맞춰가며 소비 습관을 조율하고 있다
💳 연말정산 대비 카드 사용 전략
직장인의 경우,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고려한 소비 전략도 중요하다.
- 총급여의 25% 초과분만 소득공제 대상 (25% 이내는 공제 X)
- 신용카드 공제율: 15%
- 체크카드 공제율: 30%
예를 들어 연봉이 4,000만 원이라면 1,000만 원 이상 사용분부터 공제 대상이다.
그래서 나는 연초부터 급여의 25% 수준까지는 신용카드로 지출하고, 그 이후의 소비는 체크카드로 전환해 연말정산 시 공제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두었다.
이렇게 미리 계획해 두면, 1년 후 연말정산에서 생각보다 쏠쏠한 환급을 받을 수 있다.
🔍 마무리하며 : 통장 쪼개기는 돈의 흐름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나는 4년 만에 1억을 달성했다.
통장 쪼개기란, 단순한 계좌 나누기가 아니다.
이는 자산 흐름을 스스로 파악하고, 소비 습관을 점검하며, 나만의 재무 시스템을 구축하는 훈련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나의 투자 성향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나는 리스크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자산 대비 투자의 비중이 높지만, 좀 더 안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예적금 위주의 통장 구성이 더 맞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각 통장에 명확한 목적을 부여하고, 돈이 목적에 맞게 흘러가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통장 쪼개기를 재테크의 출발점으로 꼭 실천해야 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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